17일 한 라디오 사연을 통해 3년간 지적장애인 여성이 성매매에 강제 동원된 사실에도 사건 수사가 진척되지 않고 있는 사연이 소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는 지적장애인 여성 A씨의 올케인 김소희씨가 출연해 A씨가 겪은 일들을 털어놨다. 
 A씨는 '돈이 필요하지 않냐'는 꼬드김에 넘어가 성매매를 처음 시작하게 된 후, 300만원 가량 빚을 가해자 측에 지게 됐고, 그러다 그 빚을 갚기 위해 성매매에 동원됐다고 김씨는 설명했다. 김씨에 따르면 가해자 측은 A씨 명의로 휴대전화를 5대 개통시켰고, 대출까지 했다. 원금만 해도 20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가족은 경찰서를 찾아갔다.
 하지만, 경찰의 반응은 A씨를 속여 성매매를 주도한 이들보다 더 큰 상처를 가족들과 피해자의 마음에 남겼다.
 경찰은 “지적장애인의 말을 믿을 수 없다. 지적장애인이라는 증명을 할 수 있는 서류를 가져오라”고 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전담 수사 기관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 경찰 설명이었다고 한다. 또 경찰 측에선 “범죄 관련 증거를 가지고 와라. 그래야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 했다고 한다.
 이에 김씨는 가해자가 휴대전화로 보낸 메시지를 업체에 맡겨 복원해 증거를 찾아냈다고 전했다. 복원된 카카오톡 메시지 대화에 따르면 가해자는 "휴대전화 들고 다녀라. X같게 만들지 말고. XXX아" "카카오톡 지워 당장" 등과 같은 협박 메시지를 A씨에게 보냈다. 
 증거까지 찾아낸 김씨는 장애인 증명서류와 휴대전화 복구 내용 등을 들고 경찰서를 찾아갔다. 그때도 경찰은 ‘이 서류를 동사무소에 제출한 후 장애 판단을 받으면 그때 다시 경찰서를 오라'고 했다고 김씨는 주장했다. 
 김씨는 경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자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렸다. 그러자 경찰에게 '오해가 있었다'며 연락이 왔다고 한다.
 김씨는 "결국 지금은 피해자 1차 조사까지 경찰 조사가 진행된 상황"이라면서 "나서서 도와줄 가족이 없다면 지적장애인은 혼자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 지적장애인이 범죄를 당했을 때 원스톱으로 도와줄 수 있는 전담 센터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제도 개선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병주 기자